● 책 정보
- 제목 : 인간 실격
- 작가 : 다자이 오사무
- 출판사 : 민음사
인간답지 못했던 요조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관한 책.
어딘가 말해본 적 없지만, 개구리는 사실 실패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패할 것 같은 일에는 충분한 준비가 되기 전까지 도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패가 성장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지만, 동시에 지금의 개구리는 ‘이 정도’라는 사실의 증명이 되기도 한다. 개구리는 스스로를 사랑하지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일부러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인간 실격’은 평소 궁금했지만 읽는 것을 미뤄두던 책이다. 개구리가 고전으로 불리는 책들을 잘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준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호기심이두려움을 이겼다. 그리고 실패했다. 책은 재미있게 읽었지만, 작가님이 담아 둔 깊은 뜻에 닿지는 못한 것 같다. 어려웠다. 그래도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웠고, 개구리 나름의 깊은 생각을 해봤다는 사실로 충분히 의미 있었다고 개구리를 위로했다.
이 책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많이 어둡다. 주인공 요조는 인간과 세상에 대해 비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다들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이에 경멸한다. 어두운 분위기의 책은 간만에 읽었다. 책의 분위기 탓인지 개구리도 책을 읽으며 무겁고 어두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개구리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몇몇 부분에서는 개구리도 ‘인간 실격’ 수준이기에 인간관계에 관한 능력이 부족하다. 평소 모른 척하고 싶었던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마주하며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그 생각들과 고민이 조금 더 인간다운 개구리를 만들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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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갖고 싶지? 하고 누가 물으면 저는 그 순간 갖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어져버리곤 했습니다. … 싫은 것을 싫다고 하지도 못하고, 또 좋아하는 것도 쭈뼛쭈뼛 훔치듯이 전혀 즐기지 못하고, 그러고는 표현할 길 없는 공포에 몸부림쳤습니다. 즉 저에게는 양자택일하는 능력조차도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뒷날 저의 소위 ‘부끄럼 많은 생애’의 큰 원인이 되기도 한 성격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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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가 부끄러워하는 스스로의 모습 중 하나이다. 개구리는 의견을 표하거나 감정을 말하는것에 서툴다. 나름의 답을 가지고 있다가도 막상 꺼내야 할 일이 생기면 하얗게 잊을 때가 많다. 개구리는 그 순간에 생기는 정적이 싫다. 모자란 부분을 들킨 것 같다고 느낀다. 실패를 싫어하는 개구리라서 그런 순간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말을 아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말을 아끼다 보니, 개구리의 모자란 부분은 성장하지 못한다. 지금은 이런 부분에서 ‘인간 실격’이지만인간다워지고 싶은 개구리는 소중한 인연들에게는 모자란 부분을 들키더라도 용기를 내며 노력하고 있다. 소중한 인연들은 부족한 개구리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소중한 인연들 덕분에 개구리는 단단한 마음을 갖는 방향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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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의 말투에는,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말투에는 이처럼 까다롭고 어딘지 애매모호하고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미묘한 복잡함이 있어서, 거의 무익하게 생각되는 이런 엄중한 경계와무수한 성가신 술책에 저는 언제나 당혹하고 에이 귀찮아, 아무래도 상관없어, 라는 기분이 되어 농담으로 돌리거나 무언으로 수긍하고, 말하자면 패배자의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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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사람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고 했다. 항상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보이지는 않는다. 그럴 의무도 없다. 가면을 쓸 자유가 있기에, 개구리는 그런 가면을 존중한다. 가면을 쓰는 것도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나쁜 가면을 쓰는 사람은 잘 없다. 개구리에게보여주고 싶은 가면을 쓸 것이고, 세상의 시선에 보기 좋은 가면을 쓸 것이다. 굳이 가면 너머를 들여다봤을 때, 좋은 결과를 만날 확률은 낮다. 속마음이 다르더라도 보기 좋은 가면을 써주는 노력이라면 속아주는 게 이롭다. 기대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다. 개구리의 곁에서 가면을 벗는 삶을 살아주는 사람들로 충분하다. 타인의 가면 너머의 모습을 욕심내기보다 개구리 곁의 소중한 인연들에 감사하고 소중히 하자.
:P
인간 실격 - 교보문고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하던 여린 심성의 한 젊은이가 인간들의 위선과 잔인함에 의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1948년 서른아홉의 나이로 요절하여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남긴 일본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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